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미정산 위기
[한국뉴스투데이]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일명 티메프 사태의 여파가 큐텐그룹 계열사로 번지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도서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가운데 인터파크쇼핑과 AK몰도 정산을 못하거나 지연할 가능성이 있어 티메프 사태의 후폭풍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터파크도서 서비스 일시 중단
31일 인터파크도서는 홈페이지에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의 미정산 영향으로 입점사인 교보문고와 정상화 시점까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직원은 조속히 서비스를 정상화하고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인터파크도서는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도서 온라인 플랫폼이다. 야놀자 계열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이 운영하는 인터파크는 지난해 2월 쇼핑 사업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인터파크커머스를 설립했다.
이후 한달 뒤에 지난해 3월 인터파크는 인터파크커머스를 큐텐그룹에 매각했가. 큐텐그룹은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인터파크커머스의 경영권과 모바일 앱인 인터파크쇼핑과 인터파크도서의 소유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인터파크도서는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계열사 중 처음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날 오전 인터파크도서에서 책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은 “판매자의 사정으로 주문이 불가하다”는 팝업과 함께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구영배 대표가 직접 언급해 위기감 고조
큐텐그룹 계열사의 서비스 중단과 추가 미정산 위기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이미 예고한 그대로다. 지난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모습을 드러낸 구 대표는 인터파크커머스나 AK몰도 정산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큐텐그룹은 지난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했고 지난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다. 이어 4월에는 위메프를 인수했고 올해 2월에는 위시를 인수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에는 온라인쇼핑몰인 AK몰을 인수한 바 있다.
이에 위메프에서 시작된 미정산 사태가 티몬으로 확대됐고 향후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까지 미정산 사태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지난 8일 위메프 사태 이후 3주만에 인터파트도서가 서비스를 중단하며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 정무위에서도 이번 문제가 티몬이나 위메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파크커머스나 AK몰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과 함께 판매자나 소비자들에게 경고를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적절한 규제 수단을 갖고 시장에 알리기 전 단계에서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미정산 위기
하지만 이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미정산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지난 30일 인터파크커머스는 판매자센터에 팝업 형식으로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인해 판매대금 정산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공지를 올렸다.
이어 “일부 PG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지금 이 시각까지도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파트너사 정산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부득이하게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K몰도 같은 시간, 같은 내용으로 판매자센터에 팝업으로 공지를 올렸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매주 월요일이 판매자 정산일이다. 하지만 티메프 사태 이후 전자결제대행(PG)사들이 소비자 결제분에 대해 결제를 미루면서 현재까지 내부 보유 현금으로 판매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보유 현금에도 한계가 있어 사태가 길어질 경우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판매자 정산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구 대표는 사태 해결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겠다 했지만 현재 남은 재산은 큐텐 비상장 주식과 아내와 공동 보유한 시가 70억원 상당 서울 반포자이 아파트, 통장에 든 10억∼20억원이 전부다.
그룹 차원에서 동원 가능한 자금과 사재는 800억원이지만 구 대표는 바로 정산자금으로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당장 티메프 미정산 사태를 해결할 뚜렷한 방법이 없는 가운데 구 대표는 정부를 향해 “약간만 도와주시면 회복하고 정상화할 수 있다”며 티몬과 위메프의 구조조정과 합병으로 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