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주택용 전기요금 13%↑...공포의 8월 전기요금
【투데이이슈】 주택용 전기요금 13%↑...공포의 8월 전기요금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9.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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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주택용 전기요금 13% 올라 역대 최대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건물의 전기계량기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전력공사는 8월 주택 전기요금이 평균 13% 올라 고지될 것이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건물의 전기계량기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8월 전기요금이 올랐다. 한국전력공사는 8월 주택 전기요금이 평균 13% 올라 고지될 것이라 예고했다.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도 역대 최고 사용량을 보였던 지난해 8월보다 9%가 증가했다. 특히 올해 안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된 만큼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의 부담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8월 주택용 전기요금 13% 올라 역대 최대

9일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8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작년보다 13%(7520원)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말까지 검침자료를 기준으로 집계된 금액으로 최종 전기요금은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가구 수인 2522만 가구 가운데 76%인 1922만 가구의 올 8월 전기요금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이 늘어난 가구 중에서도 0~1만원 사이로 요금이 늘어난 가구가 973만가구(39%)로 가장 많다. 이어 요금 증가액이 1만~3만원 사이인 가구도 710만가구(28%)에 달했다. 10만원 이상 요금이 급증한 가구는 38만가구(1%)에 그쳤고 요금이 비슷한 가구는 31만가구(1%)에 불과했다. 반면 줄어든 가구도 569만가구(23%)로 나타났다. 

전기요금이 오른 이유는 전기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8월 주택용 전기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kWh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kWh(9%) 증가했다.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이유는 8월 폭염일수과 연관이 있다. 8월 폭염일수는 16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3년 이후 2번째로 많은 달이었다. 폭염일수가 가장 많은 달은 2016년 8월의 16.6일이다.

폭염일수가 늘어난만큼 국내 전체 전력수요는 지난 8월 20일 오후 5시 97.1GW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 전력수요 사상 역대 최대치다. 특히 전체 전력수요의 역대 최대 5위 중 4번이 지난 8월에 발생했다. 전체 전력수요 2위는 8월 19일 95.6GW, 3위는 8월 13일 94.6GW, 4위는 2022년 12월 23일(94.5GW), 5위는 지난 8월 12일 94.5GW 등이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전력망 적기확충과 전자파 안전성, 전기요금 인상 등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전력망 적기확충과 전자파 안전성, 전기요금 인상 등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전기요금 높은 수준 아니야

이날 한전은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해외 주요국의 전기요금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8월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인 363kWh를 다른 나라의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할 경우 독일의 전기판매회사인 E.on은 한전의 2.9배인 18만3717원을 부과한다. 

이어 미국의 SCE는 한전의 2.5배인 15만9166원을 부과하게 되고 프랑스의 EDF는 14만8057원으로 한전의 2.3배를 부과하게 된다. 일본의 도쿄전력은 13만5625원으로 한전보다 2.1배를 부과한다. 호주의 AuroraEnergy는 11만7358원으로 한전보다 1.8배를, 홍콩 CLP는 8만1731원으로 한전보다 1.3배의 전기요금을 매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요국의 전기요금 추산액은 국가별 전력 판매사의 여름철 주택용 누진 및 표준요금을 기준으로 세금 등을 포함해 산출한 수치다. 한전은 “국민소득 수준을 감안할 때 미국 등과 전기요금을 액면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감이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요금이 저렴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전이 해외 주요국과의 전기요금을 비교하면서까지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한 점을 두고 조만간 전기요금 인상에 나설 때의 명분 중 하나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전기요금 인상은 한전의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한 정상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지만 소득수준을 제외한 액면 비교가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기요금 얼마나 인상될까

이번에 전기요금은 얼마나 인상될까.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공식화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기요금 정상화를 예고한 바 있다. 전기요금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한전의 재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가 202조8900억원으로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2020년 132조5000억원 규모였던 한전의 부채는 2020년 132조5000억원에서 2021년 145조8000억원, 2022년 192조8000억원, 지난해 202조4500억원으로 불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도 부채 규모는 커졌다. 재무 위기로 전기요금은 2022년 3분기에서 지난해 2분기까지 총 6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45.3원이 인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동결되며 여전히 재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기요금 인상 시기는 올해 4분기가 유력하다.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구체적인 인상 시점과 인상 폭을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이번 10% 이상이 오른 이번 8월 전기요금 고지서 이후 민심 동향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전은 취약계층과 고액의 전기요금 대상자 등을 위해 취약계층 여름철 복지할인제도와 전기요금 분할납부 등의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8월 16일부터 에너지 바우처 확대가 적용됨에 따라 8월에 추가 지원을 적용받지 못한 국민을 대상으로 9월에 자동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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