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톺아보기】 불에 타지 않는 ‘ESS’ 개발...기대감 최고조
【ESS톺아보기】 불에 타지 않는 ‘ESS’ 개발...기대감 최고조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9.1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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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SK 냉각 플루이드 채워 화재 원천 차단하는 기술 개발
ESS, 탄소중립 이슈에 전기차 화재까지..이차전치 핫 아이템
전세계 ESS 점유율 중국이 압도적, 국내 기업 기술력 앞세워
지난 8월 8일 인천 서구 당하동의 한 자동차 공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월 8일 인천 서구 당하동의 한 자동차 공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급성장 중인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불에 타지 않는 ESS 개발에 성공했다. ESS는 이차전지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 중 하나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가 세계 최초로 불에 타지 않는 ESS를 개발해 전 세계적인 관심이 예상된다. 

한화-SK 액침냉각 ESS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윤활유 전문기업인 SK엔무브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액침냉각 ESS 설명회'에서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절연액)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액침냉각 ESS는 배터리 셀(Cell) 하나가 발화돼도 내부에서 차단되기 때문에 다른 셀에게 영향을 주지 않아 화재 예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에 ESS 온도를 낮추기 위한 공랭, 수냉식 방식과 달리 냉각 플루이드로 내부를 완전히 채운 방식은 외부로부터 먼지와 염분 등의 유입도 원천 차단해 내부 손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거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해 주요 모델이 글로벌 인증 기관인 노르셰베리타스(DNV), 한국선급(KR)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손 센터장은 “해양 선박용 ESS는 안전성이 필수 조건이다”라며 “20년 이상의 연구개발(R&D)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ESS 설계 능력과 경험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날 SK엔무브도 액침냉각 기술의 핵심소재인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소개했다.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로 모듈 내부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서상혁 SK엔무브 e-Fluids B2B 사업실장은 “차별화된 첨가제를 활용해 화재 예방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SS란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말한다. (사진/픽사베이)

ESS가 뭐길래 

현재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이차전지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이다. ESS란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말한다. 산업에 필요한 전력 등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이차전지, 즉 배터리가 보편화됐고 ESS는 이차전지를 대규모 설비로 확장한 저장고인 셈이다. 

이처럼 이차전지와 함께 성장한 ESS는 최근 탄소중립 이슈와 함께 급성장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필요할 때 바로바로 전력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이에 태양과 바람에서 얻은 에너지를 ESS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는 ESS는 신재생 에너지의 핵심이 됐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화재의 이유가 배터리로 지목되면서 ESS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전기차 업계는 최근 캐즘(새로운 기술과 혁신의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를 겪고 있는 전기차가 ESS사업과 시너지를 얻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월 실적발표에서 “수년 동안 ESS사업이 전기차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ESS에 대한 기대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한화와 SK는 이번 액침냉각 ESS 설명회에서 향후 지상용 ESS와 전기차 배터리 액침 냉각도 차례로 상용화될 것을 예고했다. 

지난달 19일 인천서부경찰서에서 열린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3차 합동감식에서 완전히 타버린 배터리 모듈을 경찰 소방 국과수가 합동으로 감식하고 벤츠 기술진들이 참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9일 인천서부경찰서에서 열린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3차 합동감식에서 완전히 타버린 배터리 모듈을 경찰 소방 국과수가 합동으로 감식하고 벤츠 기술진들이 참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향후 ESS에 거는 기대

현재 ESS 시장은 중국의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의 CATL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0%로 전 세계 1위다. 이어 중국의 BYD가 12%, 역시 중국 기업인 EVE가 11%를 차지하고 있어 1~3위의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63%에 달한다. 중국 기업들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의 경우 시장 점유율 5%로 6위,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4%로 7위에 올라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장점은 기술력으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이달 중 차세대 전력용 ESS 배터리 'SBB 1.5'를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SBB는 2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밀도가 37% 가량 향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인 'RE+(Renewable Energy Plus) 2024'에서 고용량 LFP 롱셀 JF2 셀이 적용된 컨테이너형 모듈 제품 'New Modularized Solutions(JF2 AC/DC LINK 5.1)'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3.4메가와트시(MWh)의 배터리 시스템에 1.7MWh 배터리 시스템을 연결해 최대 5.1MWh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36년까지 ESS 시장 점유율 35%를 목표로 ESS산업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산자부는 'ESS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ESS에 기반한 유연한 전력시스템을 구현을 지원하고 국내 ESS 시장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 적합한 다양한 ESS를 전력망과 연계하는 스토리지 믹스 계획도 포함됐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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