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고 있지만 큰 번화가가 아닌, 뒷골목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좋은 아파트에 편리한 환경보다는, 운치 있고 동네다운 맛이 있는 곳을 좋아하는 저자는 15년간 서울에 살면서 총 여덟 번의 이사를 했다. 매번 다른 동네에 들어가 사는 걸 재미로 여기던 그녀 덕분에 동네 주민이 아니라면 모를 법한 곳을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효자동과 도로하나를 마주한 서촌은 60년 된 한옥 서점, 한옥 철물점처럼 아직 손대지 않은 생활형 한옥이 그대로 있다.망원동은 프랜차이즈가 별로 없어서 딱 읍내 같은 풍경이다. 멋 내지 않은 작은 가게들이 정겹다.
60년 된 곰탕집, 담 위에 깨진 유리병을 촘촘히 심어 놓은 집 등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 외에 색다른 장소들을, 저자는 마치 비밀이야기를 속삭이는 소녀처럼 알려준다.
서울의 다른 풍경에 관심을 두다보면 서울이 달리 보인다. <디테일, 서울>을 읽고 지금까지는 도로, 건물, 맛집, 유행 같은 스타일만 봤다면 이제야 겉옷 훌렁 벗어젖힌 진짜 몸매의 서울을 본 기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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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mtch@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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