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심판론? 反국민의힘 정서 불 수도
4대 전국 단위 선거 패배, 조직력 상실
언택트 선거, 공중전 펼치는 여당 비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야권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굉장한 착각’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내년 재보선은 결코 야권에게 유리한 선거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록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등으로 인해 유리한 국면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투표함의 뚜껑을 열어보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유리한 듯 보이고 있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들이 여권 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들보다 많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24~26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로 나타났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은 36%였고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론조사 수치만 보면
여론조사 수치만 보면 야권이 훨씬 유리해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수치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우선 가장 큰 착각은 ‘문재인 심판론’을 야당이 내세우면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이기 때문에 反문 정서가 강하게 작용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과 비교를 해봐도 집권 후반기에 40%대를 유지하는 지지율을 갖고 있는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것은 야권이 ‘문재인 심판론’만 내세워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국민의힘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이 반문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을 제대로 흡수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문재인 심판론’과 함께 대안 세력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을 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의 비호감도를 호감도로 바꾸지 않는 이상 ‘문재인 심판론’을 내세운다고 해서 야권이 승리한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조직력 싸움에서 밀려
또 다른 이유는 조직력 싸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부터 4개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를 했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4.15 총선의 승리는 밑바닥 조직력을 갖추게 만들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서울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냈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궐선거는 전국 단위 선거와는 다르게 조직력 싸움이다. 즉, 어느 정당이 얼마나 많은 조직을 확보했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4개 전국단위 선거에서 계속 패배를 하면서 그 조직력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빼앗겼다. 그것을 하루아침에 되찾고 내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원외당협위원장 당무감사를 시작했지만 아직 그 결과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선거를 앞두고 원외당협위원장이 대폭 물갈이가 된다면 또 다시 조직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서울은 원외당협위원장 비중이 절대적이다. 즉, 원외당협위원장이 대폭 물갈이가 된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더욱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원외당협위원장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결국 당 쇄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언택트 선거, 여권에게 유리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선거가 된다는 점이다. 언택트 선거는 아무래도 여권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공중전을 펼쳐줄 행정부가 뒷받침이 되기 때문이다. 당정협의 혹은 당정청회의를 통해 공공연하게 지원을 할 수도 있다.
반면 야권은 유권자들을 일일이 만나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언택트 시대의 선거에서 여권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비록 현재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국민 절반 이상이라고 하지만 여당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이번 재보선은 야당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는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