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S로 처리후 물과 희석해 방류한다지만
트리튬(삼중수소)등 일부 방사성물질 남아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실행했다. 현재까지 3차례에 걸쳐 약2만3400톤(t)의 오염수가 방류된 가운데 일본 정부는 내년 2월 하순에 4차 해양 방류를 예고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최근 일본 홋카이도 앞바다에서 집단 폐사한 정어리떼와 오염수의 연관성이 의심되는가 하면 일본이 판로가 막힌 가리비를 우리나라에 수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여러 논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3차례에 걸쳐 방류된 후쿠시마 오염수
올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실행에 옮겼다. 지난 8월 22일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시기를 최종 결정했고 2일 뒤인 8월 24일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오염수 1차 방류를 시작했다. 1차 방류에서 도쿄전력은 9월 11일까지 오염수 7788톤을 바다에 쏟아 부었다.
2차 해양 방류는 10월 5일이었다. 도쿄전력은 하루 방류랑 460톤을 10월 23일까지 바다로 내보냈고 총 7810톤이 배출됐다. 3차 해양 방류는 지난 11월 3일로 17일동안 7800톤이 바다로 배출됐다. 이렇게 3차례에 걸쳐 바다로 방류된 오염수는 약 2만3400톤이다. 향후 도쿄전력은 내년 2월 하순에 4차 방류를 통해 추가로 7756톤을 내보내 총 3만1200톤의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1000여개의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133만톤이다. 도쿄전력은 향후 30~40년에 걸쳐 모두 방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보관 중인 오염수는 빗물과 지하수 등이 유입해 매일 평균 140톤의 오염수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하지만 오염수에는 64종에 이르는 방사성물질이 함유돼 있고 ALPS로 처리한 이후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이 일부 남아있다. 이에 도쿄전력은 400~500배의 물로 희석해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수준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농도를 낮춰 방류하고 있다.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는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몸속 유기화합물과 결합해 축적되고 이로 인해 유전자 변형이나 세포를 죽이게 된다.
방류된 오염수 정말 괜찮은가
이에 방류된 오염수가 정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쿄전력은 지난 10월 19일 3차 방류할 오염수 시료에서 일부 방사성 핵종이 미량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3차 방류 대상 오염수가 담긴 측정·확인용 탱크 A군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탄소-14, 코발트-60, 스트론튬-90, 아이오딘-129, 세슘-137 등이 검출된 것이다.
스트론튬-90은 앞서 1, 2차 방류 오염수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방사성 핵종이다. 또, ALPS를 거쳤음에도 제거되지 않은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13만 베크렐(㏃)로 분석됐다. 다만 도쿄전력은 검출된 방사성 핵종이 모두 고시 농도 한도를 밑돌아 방류 기준치를 만족했고 삼중수소의 농도도 기준치가 100만 베크렐(㏃)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12월 7일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시 해안에서 정어리와 고등어가 집단 폐사해 백사장 1km를 뒤덮어 일각에서는 오염수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집단 폐사한 물고기는 1000톤에 가까운 양으로 일본 정부는 물고기 떼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포식자들에게 쫓기다 산소 부족으로 탈진해 해변으로 떠밀려 왔을 수 있다면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먹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12월 14일에는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서 900km 떨어진 미에현에서 또 정어리 사체가 바다를 가득 메운 것이 포착됐다. 이에 중국 언론인 환구시보는 방사능 오염수 관련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집단 폐사한 물고기 문제를 보도했고 영국의 언론인 데일리메일 역시 일본 해안에서 죽은 물고기가 오염수를 방류한지 3개월 뒤에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일본 자국산 가리비 우리나라로 수출 계획
또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중국행 판로가 막히자 일본이 자국산 가리비를 우리나라와 EU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일본 정부의 오는 2025년 가리비 수출 목표는 656억엔(약 6000억원)으로 이 중 우리나라에는 총 수출액의 6.3%에 해당하는 41억엔(약 375억원)어치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가리비 수요는 사실 거의 일정하다면서 어느 정도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일정한 편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EU를 대상으로 가리비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일본 측의 계획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간 지속하고 있는 방사능 검사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백원 식약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은 일본 측이 국가별로 수출 물량을 설정했다 하더라도 수입업자가 사전에 자국 내 사정을 보고 미리 수입품목 신고를 할 때 물량을 선정하도록 돼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공급계획을 세웠다고 그게 국내 수요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며 일본의 수출 계획에 선을 그었다.
한편, 현재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만 금지한 상태다. 그 외 지역에서 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전체 수입 수산물 중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수입 수산물 중 일본산은 2%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