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복 탄력성의 지수는
나의 회복 탄력성의 지수는
  • 정은경 방송작가
  • 승인 2023.04.06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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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팝 아티스트 앤디워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홀로코스트 생존자 빅터 프랭크...

이들의 공통점은?

심리학자 맥 제이는 이들을 슈퍼맨, 아니 슈퍼노멀이라 부른다. 

슈퍼노멀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은 아니지만 회복탄력성으로 평범함을 뛰어넘은 이들이다. 테니스공처럼 튀어 오르는 힘이 좋은 능력을 가진 자. 회복탄력성 지수가 높은 슈퍼노멀. 
회복탄력성은 질병이나 불운,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쉽고 재빠르게 원상태로 돌아가는 탄력적인 능력을 말한다.  

보통 심리학적 용어로 쓰던 말인데, 요즘엔 일상적인 말이 된 것처럼 흔해졌다. 
그만큼 불운을 겪는 사람들이 많고, 회복탄력성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가? 

회복탄력성이 좋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시련이나 실패와의 완전한 단절, 또는 그것들을 망각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이나 실패에 매몰되지 않고 나의 삶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해결책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그럼 나의 회복탄력성은 어느 정도 될까? 궁금했다. 
자신의 회복탄력성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지수들이 있는데,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을 측정할 수 있는 총 53개 문항에 답을 한 후 얻게 되는 숫자가 자신의 회복탄력성 지수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점수는 195점인데, 220점을 넘는다면 회복탄력성이 높은 축에 속한다고 한다. 이들은 웬만한 불행한 사건에는 흔들리지 않고, 역경은 오히려 더 나은 삶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아마 앞에서 말한 오바마나, 앤디워홀 등이 여기에 속하겠지. 

하지만 180점 이하라면 사소한 부정적인 사건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 나약한 존재고, 170점 이하라면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존재라 작은 불행에도 쉽게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런데, 나의 회복탄력성 총 합은 175점. 주변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 나약한 존재이다.  

나의 문제는 긍정성이었다. 자기조절능력이나 대인관계능력과 같은 다른 부분에선 평균 이상이 나왔는데 긍정성에서는 평균에도 한참을 못 미치다보니 평균을 다 깎아먹은 셈이 돼 버렸다. 이 정도라니 좀 충격적이다. 

최근 나의 마음을 되돌아보면 예상 못할 것도 아니다. 한동안 얼마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던가? 특별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모든 일이 싫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조차 싫어 매일매일 늦잠을 잤다. 늦잠을 자다보니 하루가 금방 가버렸다. 뭔가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허무하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이런 날들이 하루 이틀 반복되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고, 그렇다보니 삶의 만족도도 낮아지고,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없을 수밖에... 

이번 기회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성만 높일 수 있다면 나의 회복탄력성 지수는 평균을 넘을 테니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우선 몸을 움직여야겠다. 한동안 날씨가 추워서, 미세먼지가 많아서 소홀히 해왔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몸을 움직이다보면 찌뿌듯함이 덜하고 기분이 좀 나아지겠지. 기분이 나아진다면 생각하는 것도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감사하는 마음도 지금보다 좀 더 커질 수 있겠지. 괜히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던가. 오히려 해답은 단순할 지도 모른다. 

꽃이 피고, 나무에 물이 오르는 새 봄. 
나의 심신에도 새 봄이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정은경 방송작가 pdirow@naver.com

정은경 방송작가

20여 년 동안 시사, 교양 분야의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CBS <변상욱의 시사터치>, EBS <김민웅의 월드센터>, <생방송EBS FM스페셜> KBS <보고싶은얼굴, 그리운 목소리>, <월드투데이>, <라디오주치의> tbs <서울 속으로> 등 다수가 있고, 현재는 TBS <우리동네라디오>를 시민제작자와 함께 만들고 있다.
치열한 방송현장에서 일하면서 나만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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